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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oji Ikeda는 오늘날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이용하는 사운드 아티스트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미니멀한 형식의 일렉트릭 음악을 통해 관객을 극단적인 예술 체험으로 이끄는 그의 작업들은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명성을 얻고 있다.

그는 오디오와 비디오로 대표되는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표현 가능성을 극한까지 실험한다. 스피커로 표현가능한 사운드의 한계지점을 포착하여 인간의 인식 범위를 넘어서는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것이 그의 작업의 핵심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사운드는 멜로디 혹은 리듬과 분리되어 그 진동만으로 관객에게 다가간다. 관객들은 비록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하나의 조각적인 형태를 감지하게 된다. 그는 사운드를 통해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거나 작가나 관객이 가지고 있는 기억 혹은 의미에 접근하는 데 관심이 없다. 인간의 가청범위를 넘어서는 사운드를 통해 공기의 진동을 만들어내고, 이 진동을 통해 지금까지 인간이 경험해 보지 못했던 다른 차원의 감각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우리가 매일 경험하고 있는 디지털 기술은 인간의 인지 능력에 혼돈을 야기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서 우리는 아주 먼 거리에 있는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상품도 구매할 수 있으며, 웹을 통해서 전혀 다른 정체성을 가진 인물로 둔갑할 수도 있다. 디지털 기술은 언어나 제스처 심지어 외형적인 모습까지 왜곡이 가능하다. 이런 미디어의 발전은 인간의 육체적인 감각과 자의식을 구성하는 감각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이러한 현실의 양상 속에서 Ikeda의 작업은 좀 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다시 말해 그의 작업은 ‘육체’가 작품을 경험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실제적인 인터페이스가 됨을 일깨워준다.

 

Ryoji Ikeda는 유명한 퍼포먼스 그룹인 의 멤버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러한 다양한 그룹 활동을 통해 자신의 작업을 사운드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매체형식, 예컨대 비디오 인스톨레이션과 같은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data.tron> 은 아주 섬세하게 작업된 픽셀 이미지의 조합을 통해 단순 반복이나 패턴의 반복을 피해가는 시청각 작품이다. 이 작업 역시 사운드의 볼륨에 있어서는 인간의 지각 한계를 훨씬 뛰어넘는 작품이다. 관객들은 데이터로 가득 채워진 화면을 바라보면서 단순한 데이터 이미지를 넘어서는 일종의 숭고미를 경험하게 된다.



 
관객들은 Ikeda의 작품을 통해 정보와 자연과학을 지각함으로써 개인 스스로의 존재와 그 존재를 둘러싼 세계 사이의  관계를 보다  확실하게 경험하게 된다. 복잡성과 불가해한 성격을 가진 ‘세계’는 Ikeda 작업을 통해 관객 앞에 구체적인 형태를 가진 것으로 다가온다. Ikeda는 그의 작품을 통해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고 있는 테크롤로지의 한계를 고양시키는 것에 머물지 않고 우리가 예술이라 부를 수 있는 경계 지점을 확장시키고 있음이 분명하다.

                                    Fumihiko Sumitomo, co-curator of 2010 Seoul International Media Art Biennale

Posted by EYEBALL_Media Arts Web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