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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립영화계에는 드물게 스타 감독들이 몇명 존재한다. 도전적인 퀴어영화로 유명한 이송희일 감독, 실험적인 아방가르드 영화의 최전선이라고 할 수 있는 김곡, 김선 감독, 그리고 지금 소개할 <은하해방전선>의 윤성호 감독이다. 윤성호 감독은 흔히 ‘한국의 우디 앨런’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운다. 사실 그를 우디 앨런이라는 거장의 이름과 엮어서 부르는 게 시기상조이기는 하다. 하지만 윤성호의 영화는 개인적인 연애사와 정치적 발언을 발칙한 언어 유희속에 담아낸다는 점에서 우디 앨런이 자기반영적인 코미디 영화들과 꽤나 닮아있는게 사실이다.
윤성호 감독의 첫번째 장편 영화인 <은하해방전선>의 주인공은 직업적, 개인적 위기에 처한 영화감독 영재다. 영재의 자기연민적인 주절거림을 모조리 받아주던 여자친구 은하는 결별을 선언하고 떠나버렸다. 새롭게 준비하는 영화의 시나리오는 도무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어쨌거나 영화제에 참여하기 위해 부산으로 내려간 영재의 계획은 한국을 방문 중인 일본 스타 기무라 레이를 차기작의 주연으로 캐스팅하는 것이다. 그러나 설상가상으로 말려든 이러저러한 사건들 속에서 영재는 실어증에 걸리고 만다. 게다가 제작사 대표는 왠지 믿음이 가지 않는 영재 대신 몽골의 천재 쌍둥이 감독들에게 영화를 맡기고 싶어하는 눈치다. 이제 영재는 모든 위기를 물리치고 자신의 영화를 만들어야만 한다. 



<은하해방전선>에는 두개의 중요한 이야기 선이 존재한다. 하나는 영재의 연애담, 다른 하나는 영재의 영화 이야기다. 윤성호 감독은 단편을 만들던 시절과는 달리 플롯을 단단하게 심어놓은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단편을 만들던 예전에는 그냥 내 마음대로 재미있게 만들어서 영화제 관객의 즐거운 반응을 얻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좀더 많은 대중을 상대로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일지라도 조금은 버리고 갈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다보니 고전적인 플롯이라는 게 진부하다기보다는 아주 보편적인 매력이 있는 요소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러나 <은하해방전선>에서 두 개의 이야기 선이 그리 중요한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이 영화는 수많은 인물들이 빚어내는 자그마한 사건과 이야기들의 융합으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코미디다. 입에서 말 대신 하모니카 소리가 나오는 영재의 실어증, 영재가 만드는 영화 속 영화 전대물(戰隊物:영어로 ‘Sentai’라고 부르는, 일본의 전통적인 아동용 특수효과 TV 시리즈)의 이미지들, 일본의 특급배우라 우기는 기무라 레이의 캐릭터 등, 기괴한 사건과 인물들의 사이를 마구잡이로 멤도는 농담들을 미로처럼 헤메는 것만으로도 <은하해방전선>은 충분히 유쾌한 영화적 경험을 선사한다.


윤성호 감독은 첫 장편영화 <은하해방전선>을 통해서 지난 7년간 7편의 중·단편을 통해 만들어진 ‘윤성호 감수성’의 종합선물세트를 만들었고, 자신이 한국의 우디 앨런이라는 별명을 가질만한 자격이 있다는 걸 증명했다. 그렇다면 다음 단계는 뭘까? 요즘 윤성호 감독은 한국 최초로 시도되는 인디 시트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를 만들고 있다. 이 재미있는 시트콤은 이미 지난 5월24일부터 인터넷에서 첫 회를 공개했고, 일주일 간격으로 총 10회 분량이 계속해서 서비스 될 예정이다. 윤성호 감독은 "독립영화도 시트콤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최근 독립영화 합법 다운로드 사이트를 론칭한 인디플러그에서 제작비를 지원하고, 독립영화 전문 배급사인 인디스토리가 제작과 마케팅, 배급까지 맡았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는 공식 블로그(http://www.indiesitcom.com)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게다가 일단 업로드된 영상은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블로그나 다른 게시판에 자유로이 퍼갈 수 있다. 윤성호 감독의 새로운 시도는 전통적인 극장상영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미디어 융합 시대를 준비하는 한국 독립영화의 미래를 보여주게 될 지도 모른다. 이 얼마나 ‘인디펜던트’한 사건인가!


                                                                                                               <씨네21> 김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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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YEBALL_Media Arts Web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