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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 루이스 제이콥의 와일드캣

. 허브 쉘렌버거 (버윅 필름 미디어아트 페스티벌_프로그래머)



아담 루이스 제이콥_와이드캣 Wildcat(2017년)

                            아담 루이스 제이콥_ Wildcat_ 2017



아담 루이스 제이콥(Adam Lewis Jacob)은 영국 글라스고우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비디오와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단일 저작의 개념을 문제삼으며 협력적 대화를 창작하는데 주력한다. 그의 독특한 애니메이션 작업은 기성 재료들과 사운드를 차용하여 다양한 형식으로 통합해낸다. 그리고 설치 작업의 경우 상영은 물론 오브제, 정보, 이미지, 퍼포먼스 등 다양하게 보여진다.


작가이자 만화가인 도널드 루움(Donald Rooum, 1928년 영국 브래드포드 출생)의 이야기를 담은 아담의 2017년 작 와일드캣 Wildcat은 루움이 장기 연재한 동명의 무정부주의 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또 다른 연구의 궤도와 과정으로 인도한다. 반항적인 고양이인, “와일드캣”(이 만화 제목은 노동조합 지도부의 승인 없이 벌이는 비노조 노동자들의 무모한 파업을 의미하는 용어인 와일드 캣에서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2차원과 3차원의 다양한 형태로 만화 안밖을 넘나들며 페이지를 이탈하고, 현대사회에서의 사회 정의, 퍼포먼스, 음악의 정치학, 무정부주의 영토와 같은 주제를 논하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와일드캣은 전작 나무와 숲을 볼 수 없다.Can’t See the Trees for the Wood (2015)와 마찬가지로 유연한 동작보다는, 정적인 미를 강조한 절제된 스타일을 선보이며 애니메이션을 개념적으로 유희한다. 반항적인 고양이는 다수의 키프레임으로 등장하는데, 고양이는 특유의 걸음걸이 뒤로 보이는 마치 밀가루로 반죽된 듯 보이는 포스터처럼 흐릿한 만화 화면들을 건드리며 시퀀스들 사이를 넘나든다. 이 작품은 무정부주의 펑크 락, 프리 재즈, 현대 일렉트로닉 실험 음악을 배경으로, 루움(카메라에 직접 잡힌 적은 없지만)과의 인터뷰 그리고 드로잉, 글에 촛점을 맞춘 다양한 형태의 변형된 만화 패널을 교차하며 보여준다. 아담은 와일드캣의 등장 인물들을 만화 형식처럼 애니메이팅하기 보다는 원작 드로잉 및 종이에 덧입힌 잉크의 질감을 그대로 유지하는 편집과 음악을 이용해 미묘한 변화를 만들어낸다.



                               아담 루이스 제이콥_Wildcat_ 2017



이 영화는 도날드 루움의 정치적, 개인적 철학이 어떻게 구체화되는지를 만화 와일드캣과 연결시켜 자세하게 묘사한다. 루움은 자신이 무정부주의에 빠지게 된 계기와 초기 관심사, 그리고 자신의 무정부주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정치적 행동, 특히 그가 1964년에 부정한 경찰관 해롤드 챌리너를 고발한 사람으로 크게 알려지게 된 에피소드에 대해 상세히 묘사한다. 1963년 런던에서 열린 항의 시위에 참여한 루움은 한 경찰관으로부터 머리를 가격 당하고 체포된다. 경찰관 챌리너는 루움이 시위에서 자켓 주머니에 무기를 품고 있었던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작은 벽돌을 그의 소지품 사이에 몰래 끼워 놓고 수사했다. 당시 과학 수사에 대해 알고 있었던 루움은 수색된 주머니 속에 벽돌의 잔여물이 있는지를 판명하기 위해 자켓을 재검사할 것을 요청했다. 벽돌 가루나 그 어떤 흔적도 발견되지 않자 판사는 경찰관 챌리너가 부정한 방식으로 루움을 수사했다고 판단하고 루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언급한 대로, 챌리너 사건은 경찰의 부정을 고발하고 널리 알린 전국적인 사건이 되었다.


루움의 이 실제 일화는 그의 만화에 등장하는 두 캐릭터들 사이의 긴장감을 통해 잘 그려지고 있다. 반항적인 고양이(the Revolting Pussycat)는 충동적이고 성질이 더러운데 반해, 방목된 닭(the Free-Range Egghead)은 지적으로 존중받는 무정부주의를 추구한다. 벽돌로 현실을 깨부수려는 무정부주의자와 이론적으로 사고하는 무정부주의자 사이의 이중성은 만화의 우스꽝스러운 장면들을 연출해 낸다. 루움은 이처럼 일방적 주장은 경솔하고 비효율적이고, 심지어 만화처럼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실천과 지성이 어우러질 때 가장 효과적이라고 주장하는 듯하다.

 

이러한 주장에 도달하기 위해서 아담의 작품은 엄격한 이론과 유희 사이에서 원칙을 지킨다. 루움의 저서 <무정부주의란 무엇인가? (What is Anarchism? An Introduction )> 나오는 문구들은 처음에는 다소 이들과 관련이 적어 보이는 장면들에서 낭독된다. 예를 들어, “무정부주의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19세기 프랑스 정치학자 피에르-조셉 프루동(Pierre-Joseph Proudhon)의 재산에 관한 에세이는 무정부주의의 상징인 서클-A가 선명히 새겨진 조각, 스티커 등, 소형 물품들이 들어있는 우편물을 개봉하는 장면에서 나레이터에 의해 낭송된다. 주요 원칙들을 직접적으로 반박한다고 할지라도 무정부주의가 누군가에 의해 조악하게 제조되고 판매될 수 있는 상표처럼 비추어지는 화면에서, 만화화되고 상품화된 사물들과 재산은 도둑질!” 이라는 푸르동의 슬로건은 어울리지 않는 듯 보인다.


아담 루이스 제이콥_와이드캣 Wildcat(2017년)

아담 루이스 제이콥_Wildcat_ 2017



이 작품의 힘은 도날드 루움의 만화 와일드캣의 정적인 재료를 문자적, 형상적으로 애니메이팅하면서매우 생생하고 적절하게 현대적인 다큐로 변형하고 번역하는 방식에 있다. 아담은 종종 수작업한 예술작품 처럼 보이는 루움의 드로잉을 흰색 배경과 대비시킨다. 드로잉의 원형을 강조하기 보다는 음악으로 장면의 흐름을 끊어 복잡하게 만들면서 드로잉을 색다르고 문맥을 다소 벗어난 다른 공간으로 배치시킨다. 오프닝 장면에서는 글라스고우의 일렉트로닉 밴드 LAPS의 음악이 들려온다. 에코 효과를 넣은 프랑스어와 영어 보컬로 노래하는 헤비 베이스의 미니멀 댄스 트랙 “Who Me?”는 국가 권력이 개인의 침해당한 자유를 수호할 것이라고 허세를 떠는 컷들에 사용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LAPS나 스웨덴의 실험음악 그룹 포지션 노멀의 음악을 이용하는 점은 무정부주의를 표상하는 전통적인 음악(격정적인 가사를 담은 포크나 펑크 락)보다는 특수하고 사적인 표현이 가미된 사운드로 전환됨을 보여준다.


작품의 마지막 시퀀스에서는 무정부로 향하는 첫 단계로서, 도날드 루움이 꿈꾸는 권력을 덜 휘두르는 지도자와 정부로 구성된 사회에 대한 현실적인 소망을 담아낸다. 19세기 러시아의 무정부주의자 미카힐 바쿤닌(Mikhail Bakunin)의 텍스트는 반항적인 고양이 봉제인형을 향해 기어가는 아기를 바라보는 어느 관람자에 의해 낭독된다. 그리고 카메라는 모니터에 나오는 아기와 인형을 보여주기 위해 뒤로 빠지면서 이미 보여준 바 있는 오브제들과 예술 작품들이 있는 방 안 전체를 스캔하며 움직인다. 한동안, 추상적인 사운드는 바쿤닌의 텍스트들과 함께 어우러진다. 그리고 다른 모니터들을 보여주기 위해 줌 인과 줌 아웃을 반복하는 카메라와 함께, 추상적인 일렉트로닉 비트의 리듬 속에 보여지는 고속촬영기계에 찍힌 이미지들과 스캐너로 찍어 찌그러지고 왜곡된 와일드캣 인형이 등장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사운드는 절정에 달한다. 이러한 추상적인 분위기의 장면은 아담 루이스 제이콥이 만화 와일드캣2차원성을 강화하고 복합시키는 해석과 효과를 만들어내며, 루움의 작품과 전기를 더욱 사유적인 공간으로 열어놓는다. 만화의 안팎에서 출현하는 반항적인 고양이처럼, 이 영화는 루움의 비전을 새로운 영역으로 이끌어 더욱 풍부하고 복합적인 해석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아담 루이스 제이콥(Adam Lewis Jacob)2015년 글라스고우 예술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주로 비디오와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2015년 피에 츠바르트 인스티튜트에서 교환 학생으로 공부했고, 2011LA 마운틴 예술대학의 프로그램에 선정된 바 있다. 2016년에는 엘리자베스 머피와 함께 수퍼럭스 리서치어워드를 받았다. 최근에는 에딘버러 Emotional Need, Collective, ANITPHON, 인도 Kochi-Muziris 비엔날레 2016, Double Parrhesia, Catalyst, Belfast and FFWD, 상하이 Duolon Museum of Contemporary Art 등의 전시에 참여했다. 아담은 전시공간 Space Celine의 공동 창업자이고, 20175월까지 트랜스미션 갤러리의 위원을 지냈다. 현재 프랑스 트라이앵글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작품]

Can't See The Trees For The Wood from Adam Lewis Jacob on Vimeo.






허브 셸렌버거(Herb Shellenberger)는 미국 출신으로 영국에서 활동하는 큐레이터이자 작가이다. 그는 버윅 필름 앤 미디어 아트 페스티벌(Berwick-upon-Tweed, 영국)의 차석 프로그래머이고, 브리스톨 Arnolfini, Irish Film Institute, Light Industry(브루클린), Lightbox Film Cente(필라델피아), LUX(런던), New York University, Taipei Center for Contemporary Arts and Yerba Buena Center for the Arts(샌프란시스코) 등에서 상영전을 기획했다. 그는 The Central Saint Martins/LUX MRes Moving Image 프로그램을 졸업하고 미술관, 대학, 예술기관에서 필름과 현대미술을 강의했으며, Art-Agenda, Art Monthly, The Brooklyn Rail 등에 기고해왔다. 그가 기획한 “Independent Frames: American Experimental Animation in the 1970s + 1980s” 시리즈는 테이트 모던에서 첫 선을 보인 후 국제적으로 전시되고 있다. 그는 마슬로우 콜렉션(매리우드대학, 스크랜톤, 미국)에서 전시를 기획할 예정이고, 앤솔로지 필름 아카이브에서 플라허티 세미나 겨울 세션을 공동으로 프로그래밍하고 있다.

Posted by EYEBALL_Media Arts Web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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