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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계에 유례없는 호황이라는 뜨거운 광풍이 몰아치고 난 뒤 적지 않은 후유증을 동반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언제나 역사가 말해주는 것처럼 고난의 시간은 더 영근 과실을 따기 위한 필연적인 과정이기도 하다. 2010년 한국 상업 화랑의 중심에 있는 갤러리현대와 PKM갤러리는 사간동과 안국동에 새로운 성격을 띈 전시 공간을 오픈하였다. 기존의 갤러리에서는 소화하기 힘든 보다 실험적이고 다양한 소재를 다룬 작품이나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신진작가들을 발굴하고 후원하는데 목적을 둔 새로운 개념의 전시 공간들이다. 그 중에서도 갤러리현대가 운영하는 사간동에 위치한 ‘16번지 PKM 갤러리와 협업관계를 통해 한국 현대 미술을 세계에 알리는 창구 역할을 자처한 바틀비 비클 & 뫼르소(BARTLEBY BICKLE & MEURSAULT)’를 주목해본다.


우선
16번지는 갤러리현대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보다 실험적이고 진취적인 작가들을 소개하는 대안적인 성격을 지닌 공간이다. 지금까지 오용성, 써니 킴, 나점수, 전채강, 권혁과 같은 작가들을 소개하며 장르의 구분 없이 기존 갤러리현대에서 수용하지 못했던 다양한 작가군을 알리고 양성하는데 중점을 둔다. 갤러리현대에서 국내를 대표하는 원로 및 중진 작가들을 주로 소개해왔다면 16번지는 예전, 두아트 갤러리에서 모색했던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는 역할의 연장선상에서 실험성과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울타리에 담고자 한다. 또한, 지금까지는 국내 작가를 중심으로 소개해왔지만 앞으로는 외국의 창조적인 작가들도 적극적으로 소개하여 현대미술 속 다양한 변화의 지점을 포착할 것이라 한다. 한편, 바틀비 비클 & 뫼르소는 전시장이기 보다는 사무실과 같은 곳으로 하나의 작은 방에 가깝다. 바틀비 비클 & 뫼르소의 대표인 제임스 리는 갤러리나 전시장과 같은 공간개념보다는 하나의 작은 방과 같은 개념의 공간을 만들어 일종의 창구역할을 한다. 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들은 영문도록을 제작해 한국 작가를 세계에 알리거나 비엔날레 및 각종 전시에 참여시키기도 하고, 신진작가들을 공모를 통해서 발굴할 예정이란다.



메이저 화랑의 이와 같은 시도들은 두 가지 관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 하나는, 기존에 대안공간에서 진행했던 역할을 상업화랑들이 떠맡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경제불황 이후 적은 지원금으로 기존의 대안공간이 전시공간을 운영하는데 있어서의 현실적인 어려움과 미술시장의 침체로 인한 기획전시 및 작가 발굴의 기능의 약화이다. 또 다른 측면은, 미술시장이 유례없는 호황을 맞고 한국 미술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전기를 마련하게 되면서, 작가와 컬렉터 및 대중들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는 대응이 필요했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16번지와 바틀비 비클 & 뫼르소는 현재 한국 현대 미술에 대한 대안과 확장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대안공간이 될지 주목된다. 기존의 대안공간들 보다 대중성을 강조하고 작가들에 대한 보다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매개체적 공간을 마련한다는 점, 그리고 보다 선진화된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다양화된 소통의 경로를 마련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일면을 가진다. 그러나 실험성과 대중성이라는 상반된 특성을 한 공간에 담아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며 상업화랑이 주도하는 상업적 성향이 대안공간의 작가와 현대미술에 대한 시각을 제한시킬 우려를 낳는 것도 사실이다.

 


박경린 아이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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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YEBALL_Media Arts Web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