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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opyright2007 piff.org

영화와 미술, 화가와 영화감독의 만남

렘브란트 vs. 피터 그리너웨이의  <야경>

 

영국 출신의 영화감독이자 멀티 미디어 아티스트 피터 그리너웨이가 지난 10월 부산영화제를 찾았다. 1942년생의 거장감독 피터 그리너웨이의 첫 한국 방문이다. 영문학을 전공한 뒤 1920년대 이후의 유럽 아방가르드영화들을 보며 영화 제작에 대한 꿈을 키웠던 그는 60년대 단편영화 제작을 시작으로 70년대 BBC 다큐멘터리 작업에도 참여했고 80년대에는 <영국식 정원살인사건 (1982)>, <요리사, 도둑 그의 아내, 그리고 아내의 정부 (1989)>를 계기로 비로소 세계적인 영화감독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이후 2000년대 멀티미디어 프로젝트, 영화 <털스 루퍼의 가방> DVD, 브제잉, 인터랙티브 비디오게임, 텔레비전 등 다양한 미디어로 제작되어 영화제뿐 아니라 미술관 전시에서도 소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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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엄격한 영국 공립학교 교육을 받은 그는 후에 미술교육을 받으며 숨통이 트이는 것을 느꼈다고 회고한 바 있는데, 늘상 어린 시절부터 화가의 꿈을 잃지 않았고 현재 화가로서의 삶을 즐기는 영화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섹스, 죽음의 테마를 자신 작품의 가장 중요한 본질로 추구하는 그는 과거 구조주의와 기호학에 많은 영향을 받았고 실험적인 영화들, 특히 문학과 영화의 오래된 친연적 전통을 버리고 미술, 즉 이미지를 강조한 영화 제작을 실천하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영화와 미술, 심지어 미술 혹은 그림의 우위성을 강조하는 달변가 피터 그리너웨이의 2007년 신작 렘브란트의 동명작품 영화 <야경>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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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야경, Nightwatching> 17세기 네덜란드 화가로 빛의 화가라 불리던 렘브란트(1606-1669)의 그림 <야경>(1642)에 얽힌 배경을 보여 주는 일종의 다큐멘터리 역할을 하는 작품이다. 렘브란트는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화가로 부와 명예를 지녔던 젊은 시절과 달리 말년에는 가난한 예술가로서의 생을 맞는다.

영화는 렘브란트의 후원자였던 첫 번째 부인 사스키아와 1645년 두 번째 부인 엔드리케를 맞이하면서 렘브란트가 진정한 예술세계를 이루었던 시기를 보여준다. 17세기는 네덜란드에서 경제적으로 부유해진 일반 시민계급이 화가들에게 그림 제작을 의뢰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던 시기이다. 당시 민간수비대의 의뢰로 제작된 일종의 집단 초상화인 <야경>은 의뢰인들의 욕망과 권력 관계를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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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들보다 더 멋지게 보이려는 이들의 렘브란트에 대한 물적 공세와 압박이 영화 속에서 상세히 그려지고 있다. 더불어 초현실적 분위기로 자신의 심적 변화와 화폭 속 등장인물들에게서 소외당한 희생자들을 화폭에 담고자 한 작가적 성찰을 교감할 수 있다. 렘브란트 개인의 삶만이 아니라 미술가들의 작품 제작 과정의 고뇌를 표현하는 영화는 그래서 더욱 사실적 묘사력을 지닌다. 아마도 렘브란트는 이러한 심리적 고뇌를 누군지 알아차릴 수 없도록 몰래 뒤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관찰자의 두 눈만을 어두운 화면 속에 재현해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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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당시 든든한 후원자였던 아내 사스키아는 논란을 일으켰던 <야경>을 끝내 보지 못하고 렘브란트 곁을 떠난다. 이후 슬픔으로 지내던 렘브란트에게 찾아온 두 번째 부인 헨드리케는 렘브란트의 가난한 말년을 함께 보내며 진정한 조력자 역할을 한다. 영화의 첫 장면은 일견 연극무대처럼 화면 속에 돛단배 모양의 침대가 무대 한가운데 위치해 있고 일인극 주인공처럼 렘브란트가 잠옷 차림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독백하는 롱테이크와 어두운 조명의 단조로운 화면 구성으로 관객에게 지루함을 선사한다. 그러나 어두운 조명이 이어지긴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렘브란트의 초라했던 말년의 모습에 초현실적인 화면들을 삽입하는 등 17세기 북유럽 정물화를 감상하듯 관객의 시선을 고정시키는 감독의 배려도 있다. 피터 그리너웨이의 신작 <야경>이 연극무대를 설정한 것이나 정물화 구도를 보여 주는 것이나 모두 그 자신이 즐기던 브레히트의  소격효과”, 거리두기distancing 미학이 영화에 잠재돼 있음을 반증하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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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브란트 미술관, 암스테르담

더불어 미술사의 거장 렘브란트의 작품에 얽힌 야사와 같은 배경을 상세히 보여 준다는 점에서, 감독의 미술에 대한 사랑과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렘브란트 미술관과 <야경>이 소장된 레익스 미술관이 위치한 암스테르담에 거주하고 있는 피터 그리너웨이 감독, 17세기 화가 렘브란트와 그간 수많은 예술적 교감을 나누었으리라…. 







글_ 아이볼 디렉터 이안
Posted by EYEBALL_Media Arts Webzine